새하얀 눈이 내리던 겨울밤, 모두가 잠들었을 시간에 푸른 용 하나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.
아, 그토록 아름답던 하얀 눈을 보는 것이 언제부터 이리도 고통 같았던가.
언제부터 흰 눈 사이 비치는 푸르른 산을 그토록 마음에 담고 있었나.
더 이상 볼 수 없는 이상을 좇아 무엇하리.
그럼에도 이상을 좇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기에.
언제부턴가, 시나브로 나에게 스며든 이상이기에.
이상은 이상으로 남겨두자 다짐하여도 밤이 깊고, 눈이 내리면, 또다시 떠오르는 너는 과연 나의 이상이리.
이젠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나의 이상.
설(雪)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