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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행이 장수를 뜻한다지?

루아 lua 2024. 9. 27. 22:00

가을이 되면 하늘에는 붉고 노란 이파리들이 바람을 타고 휘날린다.
단풍과 은행.
 
그 사내 아해를 만난 것도 이런 가을이었는데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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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, 여느 날과 같이 보내진 암살자.
어디, 암살자씨 얼굴 한 번 볼까?
달을 닮은 인간 아해네.
 
...잠깐, 인간 아해?
'그들'도 슬슬 지친 게 분명하군. 인간 아해라니, 확실히 버리는 패지 않은가.
 
"네가 이번 암살자인가? '그들'이 더 이상 같은 종족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다던가? 아무리 그래도 인간 아해라니, 버리는 패지 않나."
"죽일 거면, 죽이십시오. 이곳에서 죽나, 돌아가는 길에 죽나 똑같습니다."
"오, 상황파악이 잘 되어 있네?"
 
당찬 아해의 모습에, 이번 유희는 그와 함께 하기로 하며 거두어들이기로 약조했다.
"네가 날 죽이려 하긴 했지만 뭐, 재밌어 보이니까? 일단 거둘 거야."
"...죽이지 않으실 겁니까."
"아해야, 난 인간을 쉽게 죽이지 않아. 참으로 재밌는 존재잖아."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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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 만남은 이랬던가?
그 아해가 그리도 소중했었나? 이 정도로 자세히 기억하는 유희도 오랜만이네.
그 아해가... 첫 정인이었나? 음, 그랬던 거 같기도.
하긴, 정인이 생겼다 하니 미르가 놀란 토끼눈으로 바라봤었지, 참.
그 표정, 정말 재밌었는데.
 
마지막은.. 어땠더라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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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저는, 괜찮습니다. 이 보잘것없는 저를 거두어주심에, 그저 감읍할 따름이었습니다."
죽어가는 와중에도 부드럽게 눈을 접으며 내게 말하는 모습만은, 잊기 어렵네.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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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가 받고서 기뻐했던, 그 머리장식. 태어나서 선물을 처음 받아본다고 기뻐하며 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.
하필 왜, 머리장식이 은행잎이었는지 너는 모르겠지.
은행의 꽃말이 장수라지?
그저, 나의 염원이 담긴 것뿐이었으니..
굳이, 네가 알 필요는 없겠지.








Q:머리장식의 뜻을 알고 있었나요?
A:"알고 있었답니다, 그분의 마음을."

붉은 실 - 인물 간의 인연을 이어준다는 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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